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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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삼인 |
지난 두번의 선거이후 RSS 구독중인 블로그 이곳저곳에서 이 책이 보이길래 나도 읽어봤는데, 재밌다. :)
이유는 모르겠지만, 공화당의 상징은 코끼리, 민주당의 상징은 말(馬)이다. 이미지를 올리고 싶었지만 어딨는지 모르겠다.
'가난한 사람이 왜? 도대체 왜? 부자를 위한당에 투표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선 '사람은 가치관에 의해서 투표한다'고 한다. 정책과 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바 아니고, 후보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쪽에 한표를 던진다는 이야기.
그래서 정치적 논쟁의 핵심은 프레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투표하는지가 중요하고,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아무리 진실을 이야기 해도 자기 가치관(프레임)에서 벗어나는 진실일 경우 그것은 무시당한다. 한국의 진보도 '진실이 알려지면 승리는 우리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것 같은데..전혀 먹히지 않는것도 결국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노무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한방에 보내버린건 '세금폭탄'이란 단어 하나였다. 그당시 언론의 세금폭탄론에 대해 정부는 각종 해명(?)을 내놓았지만, '따져보면 세금폭탄이 아닙니다'라고 주장하는 순간 이미 상대의 프레임에 말려들었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깨지는 싸움이었던것. 그 뒤로 들어선 이명박 정부는 신나게 부자들의 세금을 줄이고 있다. 책에선 세금을 줄이는것은 결국 복지를 말려죽이기 위한 술책이라고 하니, 이제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세금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각종 복지 혜택을 줄이려 들게 불보듯 뻔하다.
그러고보면 수 년전에 조선일보의 가장 큰 능력으로 '의제(아젠다)설정 능력'을 꼽던 사람들이 있었는데..그당시의 아젠다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프레임이 결국 비슷한 이야기. 그들은 이미 수십년간 수련(?)해오고 있던 기술이었다.
정치의 가정에 대한 비유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지독한 우편향 성향이 이해가 간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직까지 우리는 가부장의 시대에 살고있으니까. 가정, 학교, 회사..가부장이 아닌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니 뭐..
뒤집어 말하면 가부장제도가 뒤집어지는 순간 정치에도 일대 혁명이 가능하..긴 하겠지..?
이책을 읽고 나니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정치적으로 올바른 베드타임 스토리의 저자가 무척 나쁜놈 같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