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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2008. 5. 4. 10:52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8점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삼인

지난 두번의 선거이후 RSS 구독중인 블로그 이곳저곳에서 이 책이 보이길래 나도 읽어봤는데, 재밌다. :)

이유는 모르겠지만, 공화당의 상징은 코끼리, 민주당의 상징은 말(馬)이다. 이미지를 올리고 싶었지만 어딨는지 모르겠다.

'가난한 사람이 왜? 도대체 왜? 부자를 위한당에 투표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선 '사람은 가치관에 의해서 투표한다'고 한다. 정책과 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바 아니고, 후보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쪽에 한표를 던진다는 이야기.

그래서 정치적 논쟁의 핵심은 프레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투표하는지가 중요하고,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아무리 진실을 이야기 해도 자기 가치관(프레임)에서 벗어나는 진실일 경우 그것은 무시당한다. 한국의 진보도 '진실이 알려지면 승리는 우리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것 같은데..전혀 먹히지 않는것도 결국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노무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한방에 보내버린건 '세금폭탄'이란 단어 하나였다. 그당시 언론의 세금폭탄론에 대해 정부는 각종 해명(?)을 내놓았지만, '따져보면 세금폭탄이 아닙니다'라고 주장하는 순간 이미 상대의 프레임에 말려들었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깨지는 싸움이었던것. 그 뒤로 들어선 이명박 정부는 신나게 부자들의 세금을 줄이고 있다. 책에선 세금을 줄이는것은 결국 복지를 말려죽이기 위한 술책이라고 하니, 이제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세금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각종 복지 혜택을 줄이려 들게 불보듯 뻔하다.

그러고보면 수 년전에 조선일보의 가장 큰 능력으로 '의제(아젠다)설정 능력'을 꼽던 사람들이 있었는데..그당시의 아젠다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프레임이 결국 비슷한 이야기. 그들은 이미 수십년간 수련(?)해오고 있던 기술이었다.

정치의 가정에 대한 비유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지독한 우편향 성향이 이해가 간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직까지 우리는 가부장의 시대에 살고있으니까. 가정, 학교, 회사..가부장이 아닌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니 뭐..

뒤집어 말하면 가부장제도가 뒤집어지는 순간 정치에도 일대 혁명이 가능하..긴 하겠지..?

이책을 읽고 나니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정치적으로 올바른 베드타임 스토리의 저자가 무척 나쁜놈 같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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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생각들

2008. 4. 20. 23:13
위험한 생각들 - 6점
존 브록만 엮음, 이영기 옮김/갤리온

한줄 요약 : 대체 뭐가 위험한거야 -_-

제목과는 달리, 위험한 척 하는 생각들..이랄까. 대부분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이렇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식의 이야기가 많아서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어디선가 본듯한 묘한 기시감(데쟈뷰)이 느껴진다 싶긴 했는데..SF소설에서 다루는 주제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묘한 식상함(?)이 느껴졌달까.

인간의 사고가 시냅스의 전기신호 뿐이라면, 언젠가 시냅스를 모방하는 전자회로(내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로봇에게 이식한다. 그렇다면 인간과 같은 사고를 하는 로봇은 인간인가 사람인가..같은건 SF에선 이젠 진부한 클리셰지만, 이런 이야기가 왜 SF에서 많이 나오는지 알것같다. 과학자들이 원래 그런 철학적 질문들을 좋아하는 듯.

어떤 일이든 뒤집어 보기를 좋아하고 가끔 혼자 놀기의 한가지로 혼자 논쟁도 벌이며 노는 -_-; 나같은 인간에게는 그닥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들.

난 과학자는 아니지만..앨리슨 고프닉의 과학자의 관한 이야기는 조금 찔렸다 ;;

..(전략).. 과학자들은 항상 가상의 반대자를 세워놓고는, 그들의 반대 논리를 가차 없이 깨부수기를 즐긴다. ..(중략)..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반대로 생각하기'의 습성이 때때로 끔찍하게 왜곡된 형태로 자신들을 향해 돌아보며 웃음 짓는 것을 보게 되는 일이 있다. ..(후략).. p.316

뭔가 쓰고 싶지만 딱히 쓸거리가 없을때, 떡밥으로 쓰기엔 좋은 책.

리차드 도킨스의 주장 '사람이 아닌 유전자를 처벌하라'는 이야기를 보면, 얼마전 읽은 넥스트에서도 유전자에 의한 범죄를 주장해서 무죄를 주장하는 변호사가 나왔다. 도킨스의 주장은 '유전자를 교정하면 해결된다'는 식이지만. 만약 유전자를 교정하지는 못했는데,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자 만을 발견했다면? 범죄 예방 차원에서 해당 유전자를 가진 인간을 격리해야 할까? 그렇다면 그건 우생학과는 다를것인가?

..뭐 이런식으로 떡밥 활용하기에 딱 좋은책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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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심리학

2008. 4. 13. 00:35
성공의 심리학 - 6점 캐롤 드웩 지음, 진성록 옮김/부글북스

한줄요약 : 성장 마인드세트 킹왕짱

책은 사람을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 고착 마인드세트 : 사람의 재능과 능력은 태어날때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 성장 마인드세트 : 사람의 재능과 능력은 자라난다. 노력하기 나름.

예전에 읽은 긍정 심리학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긍정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로 저 성장 마인드 세트였다. 어찌보면 닭과 달걀의 관계랄까. 사고방식 전체가 긍정적이라 성장 마인드 세트를 가지는지, 성장 마인드 세트를 가져서 긍정적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긍정적 사고와 성장 마인드는 비슷한 이야기.

책 내용은 성장 마인드세트가 고착 마인드세트 보다 좋다는 이야기로 한권을 가득 채웠다. 성장 마인드세트를 가진 사람이라면 읽을 필요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착 마인드세트에 지배당하고 있으니, 한번쯤 읽어봐서 손해날일은 없는 책.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는데, 고착 마인드를 너무 몰아 붙이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고착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닐텐데..거의 정신병(강박증을 주 소재로)에 가깝게 묘사하는 모습은 좀 불편하다. 차근히 달래면서 성장마인드로 꼬시는 내용이면 더 좋았을텐데, 좀 윽박지르는 느낌이랄까? ㅋ

어쨌든 읽고나서 삶이 조금 더 재밌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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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2008. 4. 5. 23:02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 6점
존 보글 지음, 이건 옮김/비즈니스맵

한줄요약 : 인덱스펀드 킹왕짱

인덱스펀드가 펀드 중 가장 좋다는 얘기로 책한권이 꼬박 채워져있다. 인덱스펀드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읽을 필요 없고, 어떤 펀드를 살지 고민중인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재테크측면에서, 자본주의를 믿는다면 주식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성장하지 않으면 자빠지는 자전거 경제인 자본주의 구조는 망하지 않는한 크든 작든 꾸준히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돼있고, 대체로 물가가 오르는 만큼 주식은 따라 오를 수 밖에 없으니까.

다만, 주식은 올라갈때도 있고 떨어질때도 있다는 것. 책은 인덱스 펀드가 성공하는 가장 큰 비결을 밝히고 있다. 비결은 바로 버티기. 오르면 오르는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대로 꾸준히 버티고 사모으면 성공한다고. 수 많은 도표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인덱스 펀드로 돈벌려면 펀드에 투자하지 말고, 펀드를 수집하라는 얘기. 우표, 동전같은것을 모으듯 펀드를 모으면 언젠가 가치가 올라간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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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2008. 3. 30. 22:59
넥스트 - 6점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김영사

뭐랄까..다분히 정치적인 소설.

'유전자 특허를 폐지하라'는 주장을 한권의 소설로 풀어냈다. 엄밀히 말하면 '유전자 특허가 허용되면 이런 골때리는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식의 주장이랄까. 일단 신청하면 그만 이라는 특허의 특성상, 너무 많아진 특허는 일종의 지뢰밭이 되어버리곤하니까. 그런면에서 유전자의 문제는 조금 독특하다 발견과 발명의 중간에 걸쳐져 있달까. 어느 유전자가 어느 작용을 하는지는 '발견'에 해당하지만, 그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법은 일종의 발명이 되니까. 그런데 소설에서는 발견에도 특허를 낼 수 있게 되어있다(실제 미국법이 그런지는 모르겠다). 더불어 특허로 인한 유전자의 소유권 분쟁같은 부분이 꽤 흥미롭게 쓰여있다.

등장시간을 앞뒤로 꼬아놔서 날짜를 그냥 흘러가는대로 쓴 줄 알고 별 관심없이 지나치면 중간에 스토리가 완전히 꼬이는 사태를 마주하게 된다. 거기다 등장인물들 이름도 너무 많고. 책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책.

황우석의 열혈 지지자들은 아마 이 소설을 읽으면 우리나라가 유전자 특허로 얻을 수 있는 대박을 놓쳤다며 세상을 성토할지도 모르겠다. -_-;

인간과 침팬치의 잡종이 나오는 부분을 읽으면서 '새로운 노예종족의 탄생?'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자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지나가는 농부의 입을 빌어 그 얘기를 하곤 '끔찍하다'고 표현한다. 사람 생각하는건 다 비슷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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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2008. 3. 23. 17:31
대화 - 9점
피천득 외 지음/샘터사

아무 생각없이 그냥 손가는 대로 우연히 집은 책이 의외의 수확. 직감의 승리랄까.

앞부분의 금아, 우암의 대화는 내 정치적 선입견 때문에 그닥 와닿지 않았다. 춘원에 대한 평가..같은 부분 때문에 제대로 읽지 못했다.

나에겐 2부의 최인호, 법정의 대화가 대박.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문단들이 잔뜩. 인용하고 싶은 구절도 잔뜩. 하지만 분량이 꽤 되기 때문에 생략. -_-;

천주교 신자와 불교 수도승의 대화임에도 종교적인 지향점은 비슷하게 느껴진다. 가는 길은 달라도 목적지는 같은 느낌.

차분히 읽기에 좋은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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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2008. 3. 23. 17:07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8점
고미숙 지음/그린비

이 책도 공부의 정의를 달리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닌, 삶에 대한 사유로서의 공부를 정의하고, 그래서 고전을 읽으라고 한다. 저자의 고전의 정의를 읽으면서 얼마전에 어렴풋이 생각했던 고전의 정의가 한발 나아간 느낌. 세계문학을 안읽어도 되는 이유 같은 글을 읽으면 지금 우리 삶을 그대로 담아내는게 다음세대의 고전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저자의 고전의 대한 정의는 대략 다음과 같다.

고전이란 시대의 통념과 억압을 뚫고 삶과 사유의 눈부신 비전을 탐색한 전위적 텍스트를 말한다. - p77

새로운 시대를 예감하는 책, 한 시대의 통념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한 책, 마주칠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책 등등. 그런 책들을 우리는 '고전'이라고 부른다. - p117

책을 소리내어 읽으라는 부분을 읽으니 예전에 서당에서 '책을 크게 열심히 읽는 사람이 공부가 빨리는다'고 하는 얘기가 무슨 얘기일지 알것 같다. 당시엔 무슨 소린가 싶었지만 책에서 차근차근 풀어놓은 내용을 보니 '그래서 그렇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앎의 코뮌과 저자의 연구공간 이야기를 읽다가 잡종적 지식생각을곱하는모임이 떠올랐다. 공부하는 사람들 생각하는 바는 결국 다 비슷한 듯.

스승과 벗에 대한 얘기는 전에 읽었던 달인이나 배움의 기술에서도 스승과 벗에 대한 얘기는 상당히 강조 하는 내용이었으니..

끝으로, 저자가 이야기 하는 공부법
  • 책을 읽어라. 특히 원대한 비전, 눈부신 지혜로 가득 찬 고전을 섭렵하라.
  • 소리 내어 암송하라. 소리의 공명을 통해 다른 이들과 접속하라.
  • 사람들 앞에서 구술하라. 지식과 정보에 서사적 육체를 입혀라.
  • 앎의 코뮌을 조직하라. 즉 스승을 만나고 벗과 함께 공부하라.
  • 일상에서 공부하라. 질병과 사랑, 밤과 몸, 모든 것을 책으로 변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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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무너뜨리기

2008. 3. 4. 01:38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 4점
벤 메즈리치 지음, 황해선 옮김/자음과모음

카지노를 이길 수 있는 킹왕짱 전략이 들어있을것 같아 읽었는데, 결국은 그냥 스릴러 소설.

카드 카운팅 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책에 나온 하이-로우방식은 10~A까지는 -1점, 7~9는 0점, 2~6까지는 +1점으로 카드를 센다. 점수(남은 덱의 카드)로 이길 확률을 계산해서 점수가 높을때는 크게 베팅하고 작을때는 적게 베팅한다. 물론, 혼자서 하다간 들키기 딱 좋기에 팀을 짜서 한명은 카드를 세며 정해진 금액만을 주기적으로 베팅하다가 확률이 높아지면 신호를 보내 나중에 들어온 플레이어가 큰 금액을 마구 베팅해서 딴다.

팀으로 운영하다 돈 문제로 팀이 갈려서 새 팀으로 독립하고, 욕심부리다 걸릴 위기에 처하고..뭐 그런 얘기. 가볍게 오락삼아 읽기엔 좋은 책이다.

그냥 무난하게 읽어서 포스팅 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는데,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뭐냐고 묻길래 이 책이라고 답했더니 비웃던 어느 얼척없는 얼간이 덕에 포스팅. 이제부터 소설책 얘기도 간간히 올릴생각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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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

2008. 3. 2. 18:48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 - 6점 채운 지음/그린비

다루는 범위가 좀 넓긴 하지만, 결국 언어의 달인과 유사한 내용. 책의 큰 주제는 예술을 통한 소통. 시리즈 전체를 통괄하는 주제는 '소통'이 아닐까 싶다. 놀이로 소통하고, 글로 소통하고, 예술로 소통하고.

공감의 예술. 예술은 자신이 아닌 다른것이 되는 일이라고 한다. 사랑에 빠지면 예술가가 되는 이유는 상대의 몸짓 하나, 말 한마디에도 수 많은 해석을 시도하게 되고 그 과정이 곧 예술..그리하여 '세상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예술이라고 한다.

책은 예술에 대한 수 많은 정의를 내린다.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의 타파랄까. 책은 예술이란 기존의 가치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한다. 상식 자체를 의심하고 기존의 가치를 전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하지만 답에는 관심이 없고 꾸준히 질문을 던져나갈 뿐..인 사람들이 예술가라고 한다. 예술은 결코 대단한 것도 아니고, 우리의 질문, 저항, 아픔 등이 모두 예술이라고 한다.

사람이 가장 두려워 하는것은 '모르는 것'. 알면 아는대로 대책을 세우겠지만 모르는 것은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 마냥 두렵기만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포물은 절대 괴물(혹은 유령,살인자 등등)을 먼저 보여주지 않는다. '모르는 것'에게 한참을 쫓긴뒤에야 '정체'를 드러내 줌으로서 공포를 해소시키기 시작하니까.

예술가에 대한 고정관념은 '저 사람들이 뭘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마음에서 오는 두려움은 아닐까?

책에 나오는 설명 없이 그림만 주어진다면 그 많은 예술작품이 던지는 질문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나로서는 아직 한참 공부가 필요한걸지도..ㅋ

ps. 미술관이 부자들의 자랑질..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은 좀 의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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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달인, 호모 로퀜스

2008. 3. 2. 16:34
언어의 달인, 호모 로퀜스 - 8점
윤세진 지음/그린비

이책은 언어를 일종의 '게임'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어떤 언어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 말의 규칙이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친구들과 수다떨때 쓰는 말, 채팅할때 쓰는 말, 어른들과 대화할 때 쓰는 말, 공식적인 발표나 문서에서 사용하는 말은 어휘나 문장의 규칙이 다르지 않은가. 나도 블로그나 일반 게시판에 쓰는 글은 가급적 맞춤법이나 문법을 지키려고 하지만, 메신저 대화나 지인의 블로그에 다는 리플에는 통신언어를 마구 사용한다. 읽다가 이외수님의 장외인간에서게임상에서 초딩과 대화하던 주인공이 떠올랐다. 새로운 세상만의 새로운 규칙. 요즘 디씨 외수갤에 출동(?)하시는 외수님을 보면 다음 글에선 디씨도 하나의 무대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다양한 언어게임을 통한 언어의 확대, 재생산. 책은 그렇게 말의 자유를 찾아나가길 권유한다. 하나의 의미에 얽매인 하나의 단어가 아닌, 새로운 상황 새로운 의미로의 확장. 언어의 다양한 확장을 위해 사투리와 외국어에도 관대해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외국어를 배우다 보면 번역이 애매한, 한국어에 없는 개념을 표현한 단어를 가끔 보게된다. 그런 단어의 개념을 새로운 용어로 우리말에 도입한다면 우리의 언어 생활이 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책읽기 또한 그런 언어 확장의 연장선. 한가지 텍스트를 (각기 자신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읽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교과서의 '해석'방식을 벗어난 자신만의 책읽기.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방식은 결국,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게 되면 고전을 읽으라는 충고로 읽었다. 같은 고전이라도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보던 해석을 일방적으로 외우는 것과 자기가 직접 생각하고 고민해서 발견해낼때. 마음에 새겨지는 깊이는 다르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글쓰기. 글은 자기 자신의 '생얼'을 그대로 내보이는 행위라고 말한다.

글을 쓰려면 우선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병과 버릇에 대한 진단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자신의 병으로부터, 자신으 로부터 떠나는 첫걸음이다. 그럴 수 있는 사람만이 글쓰기를 통해 다른것이 될 수 있고, 글을 '잘 쓸 수' 있다. 글을 잘 쓴다는 건 완벽하게 쓰는걸 의미하는게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매번 달라지는 자신을 긍정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진화시키라는 메세지. 결국은 실천이 제일 중요하겠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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