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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사이에 인연이 있듯이, 책과도 인연이 있다고 믿는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경우 도서관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라 매번 볼려고 해도 늘상 대출 예약이 여러건 있어서 인연이 아닌가 싶어 볼 생각을 안하고 있던 책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인연은 의외의 곳에서 생기듯, 생각치 못하게 빌리게 돼서 읽었다. ^^;
두책의 공통점이라면 남녀는 다르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히 다르고, 그래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두 책에서 다루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있는 이유에 대한 원인 분석은 좀 다르다. 화성에서..는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와서 다르다고 하고, 말을 듣지않는..에서는 남자와 여자는 뇌구조 부터 다르다고한다.
말을 듣지않는..의 경우 '남자와 여자는 두뇌의 구조부터 다르다'는 전제 덕분에 많은 페미들에게 공격을 받았는지 저자는 남자와 여자의 특성차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평균적인 것이라고 상당히 강조한다. 남녀를 무작위로 100명씩 뽑아서 한방에 넣고 키를 쟀을때 가장 키가 큰 사람이 여자일수도 있지만, 평균을 내면 남자가 더 크다는 것과 같은식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우리나라에서 이런 책을 썼다면 '맞아 죽을 각오로 쓴 남녀의 차이'같은 제목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_-;
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는 그냥 남자는 화성에서 오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식으로 두리뭉실 넘어간다. 정치적으로 좀 더 현명한 선택이랄까.
화성에서..는 비유가 많아서인지 남녀 대부분의 차이를 '그냥 원래 그래'라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풀어놓고 해결책을 설명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말을 듣지않는..의 경우는 남녀의 차이 원인을 하나하나를 설명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예를 들어 남녀의 상대의 행동에 대한 점수평가방법이 남녀가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화성에서..의 경우 남자의 케이스만을 놓고, "남자가 직장생활을 통해서 생활비를 버는것이 남자에게는 20점이 될 수 있어도 여자에게는 1점 밖에 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로 설명하는 반면, 말을 듣지않는..의 경우 한 부부의 채점표를 통째로 그려놓고 서로의 행동 하나하나가 각각 몇점씩이었는지를 도표로 그려놓고 비교하며 설명한다.
또, 남자가 도움을 잘 요청하지 않는 것을 화성에서..는 "화성에서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설명하고 넘어가버리는 반면, 말을 듣지않는..에서는 남자들 무리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이고 그것이 남자무리에서는 무리에서 제거당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생존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책이다. 두권을 교대로 읽어 보면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솔직히 화성에서..의 경우 원인 분석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남자나 여자나 '그들의 별에선 원래 그랬다'는 식으로 원인을 설명하니까. 말을 듣지않는..의 경우는 반대로 원인 분석에 집중하다 보니 남녀간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긴 하지만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개인적의견으로는 말을 듣지않는..를 먼저 읽고 그 다음 화성에서..를 접하는것이 남녀관계의 기름칠을 하기 위한 실용서로 활용하기에는 더 좋다고 본다.
ps. 한동안 웹에서 유행하던 '남성성 여성성 테스트'라는게 있다. 그 책의 출처가 바로 말을 듣지않는..이다. 책에서 작가가 의도하던 것과는 다른 의미로 여러사이트로 퍼져나간거 같지만(0에 가까울수록 남성형 300에 가까울 수록 여성형..내 경우 170점으로 중간 타입이었다).
ps2.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는 시리즈로 나온책이 10권이 넘어간다. 아주 평생을 우려먹을 작정인듯 싶다. -_-;;
그에 비해 아직 말을 듣지않는..의 경우 시리즈 도서가 3권 정도다. 좀 더 분발해야 경쟁이 될 듯 하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