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달인, 호모 로퀜스

2008. 3. 2. 16:34
언어의 달인, 호모 로퀜스 - 8점
윤세진 지음/그린비

이책은 언어를 일종의 '게임'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어떤 언어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 말의 규칙이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친구들과 수다떨때 쓰는 말, 채팅할때 쓰는 말, 어른들과 대화할 때 쓰는 말, 공식적인 발표나 문서에서 사용하는 말은 어휘나 문장의 규칙이 다르지 않은가. 나도 블로그나 일반 게시판에 쓰는 글은 가급적 맞춤법이나 문법을 지키려고 하지만, 메신저 대화나 지인의 블로그에 다는 리플에는 통신언어를 마구 사용한다. 읽다가 이외수님의 장외인간에서게임상에서 초딩과 대화하던 주인공이 떠올랐다. 새로운 세상만의 새로운 규칙. 요즘 디씨 외수갤에 출동(?)하시는 외수님을 보면 다음 글에선 디씨도 하나의 무대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다양한 언어게임을 통한 언어의 확대, 재생산. 책은 그렇게 말의 자유를 찾아나가길 권유한다. 하나의 의미에 얽매인 하나의 단어가 아닌, 새로운 상황 새로운 의미로의 확장. 언어의 다양한 확장을 위해 사투리와 외국어에도 관대해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외국어를 배우다 보면 번역이 애매한, 한국어에 없는 개념을 표현한 단어를 가끔 보게된다. 그런 단어의 개념을 새로운 용어로 우리말에 도입한다면 우리의 언어 생활이 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책읽기 또한 그런 언어 확장의 연장선. 한가지 텍스트를 (각기 자신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읽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교과서의 '해석'방식을 벗어난 자신만의 책읽기.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방식은 결국,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게 되면 고전을 읽으라는 충고로 읽었다. 같은 고전이라도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보던 해석을 일방적으로 외우는 것과 자기가 직접 생각하고 고민해서 발견해낼때. 마음에 새겨지는 깊이는 다르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글쓰기. 글은 자기 자신의 '생얼'을 그대로 내보이는 행위라고 말한다.

글을 쓰려면 우선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병과 버릇에 대한 진단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자신의 병으로부터, 자신으 로부터 떠나는 첫걸음이다. 그럴 수 있는 사람만이 글쓰기를 통해 다른것이 될 수 있고, 글을 '잘 쓸 수' 있다. 글을 잘 쓴다는 건 완벽하게 쓰는걸 의미하는게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매번 달라지는 자신을 긍정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진화시키라는 메세지. 결국은 실천이 제일 중요하겠지. ㅋ

 

'문화생활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지노 무너뜨리기  (0) 2008.03.04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  (0) 2008.03.02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0) 2008.02.10
배움의 기술  (0) 2008.02.06
달인  (0) 2008.02.03

kall 문화생활/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