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2008. 1. 9. 22:55

시작은 그랬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허리에 별 관심없이. 34짜리 바지를 입고 살던 나날들..

그러던 어느날. 그 바지가 꽉 끼기 시작했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다음번엔 36을 사야 될거란 생각이 들며, 머리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나름 운동을 해보고자 찾은 곳은 일단 제일 만만한 동네 헬스장. 무작정 제일 싼곳을 찾아 등록했는데, 그것이 함정이었을줄이야. 시설이 열악하기 그지없는데다(나중에 다른 헬스장시설을 보고서야 알았다) 트레이너 한명없이 관리자는 오로지 관장뿐. 첫날은 각종 기구 사용법을 가르쳐 줬는데..그 뒤로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혼자 알아서 운동하는 시스템. 자세교정이고 뭐고 없;

결국 도서관에서 책빌려다 보며 책에서 배운 동작들을 내 몸을 대상으로 실험해보며 진행했다. 기름다이어트도 그런 실험 중 하나 . 자세한 체중변화 기록은 미투에 기록해 놨고,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목표치는 '-10Kg or 허리28인치' 였는데 결과는 -8Kg, 허리는 재보지 않았지만 꽉끼었던 34짜리 바지가 줄줄 흘러내리는걸로 봐서 30인치 정도는 될 듯.

아침점심은 그냥 평소 먹던대로 먹고, 저녁은 운동하고 와서 거의 두부로만 해결했다. 가끔 회식이나 지인들과의 술자리로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운동까지 빼먹으면 그 다음날 곧바로 저울에 흔적이(그래프에서 순간적으로 위로 튀는 부분들)..

꾸준히 6달동안 계속 하게 만든건 더운물을 무제한으로 마구 낭비해도 되는 샤워장..나날히 늘어가는 가스값때문에 샤워만하고 와도 본전은 뽑는다는 지지리궁상의 의지..그리고 마지막 5분간 탈의실 거울과 함께하는 자뻑모드.. 결국 자기자신을 운동하러 나가게 꼬드기는 핑계를 만들어 내는 창의력(?)이 필요하달까. 저런 핑계들이 없었으면 아마 저녁에 집에서 뒹구느라 꼼짝도 못했겠지. 아, 미투에 매일 체중을 기록하던것도 한가지. 꼼짝하기 싫어도 무게 재러 갔다가, 간김에 운동하고, 운동한김에 샤워하고 온적도 있으니..

운동할때 자세가 중요하다는건 알고있었지만, 실제로 교정받는 자세와 그냥 혼자 시도하는 자세는 많이 달랐다. 혼자 책보고 삽질하는 동안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것은 옆에서 운동하던 아주머니 한 분;; 덕분에 12월의 급격한 체중하락(운동하고 나서 온몸이 욱신거렸으니..실제로 제대로 빡세게 한건 한달정도 -_-). 초보라면 아무리 동네헬스장이라도 무조건 싼곳 보다는 올바른 자세를 가르쳐 줄 트레이너가 한명이상 있는곳으로 가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_-;

흔히 말하는 몸짱 수준에는 못 미쳤지만,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아는 사람에 한해 사진 보낼 용의 있음(메일로 신청하시라! ㅋ). 운동 좀 하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도 배웠고. 물론 돈이 넉넉해서 개인 트레이너가 운동시간 내내 옆에 붙어서 가르쳐주고 식단까지 짜준다면 한두달이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너덜너덜장갑
남의 장갑 빌려다 걸레를 만든..그냥 이 장갑은 내가 가져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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