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라레(サトラレ)

2004. 1. 25. 20:01

사토라레를 보면서 문득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모든 사람들이 내 생각을 알고 있는것 같아서 생각도 조심조심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들키지 않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던 기억이..(그 무렵에는 나도 천재였던것 같다. 지금은...묻지마라. 난 단지 현대 교육시스템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방송사고의 예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내 귀에 도청장치가 들어있다'의 아저씨도 사토라레가 아니었을까?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오면. 내가 본건 영화와 드라마고 그 두가지에 대한 느낌을 비교하자면 초,중반엔 드라마가 영화보다 훨씬 재밌다. 영화보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인지(10부작) 사전의 전개도 더 그럴듯하게 흘러가고, 코믹한 분위기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하지만 후반부로 들어가면서부터는 영화에 밀리기 시작한다. 영화보다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의 한계일까? 같은 세트에서 반복되는 촬영덕분에 배경이 작다 못해 갑갑한 느낌이 들고, 배우들의 숫자도 적어서 배우를 재활용하는 느낌마저든다(특히 드라마의 환자3인방).

거기에 이어지는 결정타로 마무리가 있다. 마무리의 반전시도는 좋았지만 억지스러운 마무리는 초반의 개연성 있는 전개를 싸그리 깎아 먹었다.

하지만, 개인적 취향으로는 드라마의 엔딩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터라 머리로는 '이게 어떻게 말이되냐!!'라고 외치면서도 마음은 드라마 쪽에 더 끌려 버린다. 영화도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이었지만 드라마에는 영화에 없는, 캐릭터들이 행복해질 요소들이 몇가지 남아있어서 드라마의 엔딩이 더 마음에 든다. 그만큼 드라마의 캐릭터에 더 깊이 빠졌다는 얘기도 되고.

그리고 드라마가 더 좋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드라마에 영화보다 여배우가 더 많이 나오고 더 예쁘다는 것이지. ㅡㅡ;;

개인적으로 드라마와 영화모두 춤추는 대수사선을 통해 익숙해진 얼굴들이 나와서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해줬다. 대수사선 덕분에 코믹한 이미지로 굳어져있던 인물들의 진지한 모양새를 보는 색다른 재미도 있었다(단 한명만은 대수사선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갔지만..).

원작만화가 '돌연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고 있는데..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읽어보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는 가도 주제가는 남는다. 한동안 엔딩곡인 GLAY의 逢いたい氣持ち를 주구장창 듣고 다녔다.
들어보고 싶다면 아래의 사이트로..괜찮은 사이트 였는데..3월말에 폐쇄라는구만..
http://www.japanmania.co.kr/Login/dramaost/satorare/aitai/aitai.asp

마지막으로 드라마는 아래의 사이트에 가면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장담은 못한다)
http://www1.edonkey.or.kr/bbs/view.php?id=tv_series&no=2110


부록. 어둡게 해석해보기

- 생의 마지막 자유마저 빼앗긴 이의 이야기, 사토라레.

사람이 살아가면서 유일하게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자신의 머리속 상상의 세계다. 유일하게 남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어떤 생각이든 할 수 있는 곳이 자신의 머리속인 것이다. 사토라레는 그런 마지막 자유마저 빼앗긴, 불행한 인간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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