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2009. 3. 25. 20:09
아침에 수영하고 주차장을 지나 나오던 도중,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거친 엔진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승합차 한대가 후진으로 돌진..사람 있는거 봤을테니 멈추겠지 했는데 '어..어..'하는 사이에 들이 받혔다. 옆으로 튕겨져 넘어지고 나서 왜저러나 차를 지켜보니 길에 아주머니 한분 더 쓰러져 계시고 차는 그대로 길을 가로질러 반대편 벽을 들이받고 정지..운전자 없이 폭주하는 차인가 싶었는데 어라? 운전석에서 누가 내린다?

곧 사람들이 몰려들고 누군가 119에 신고해서 구급차 출동. 쓰러진 아주머니는 의식이 없어 들것에 실려가고..옆에 있던 나도 절룩거리고 구급차를 얻어 타고 갔는데..

병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는 순간 구급대원 하나가 날 보더니 '보호자 아니었어? 아씨 좀 멀쩡하면 걸어서 올것이지'라며 성질을 낸다. -_-;

의사들이 아줌마를 처치실로 데려가고나서 나한테 다시 와서는 '아까 그 아줌마는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라 내가 좀 맘이 급해서 그랬으니 이해하라'고 하더라. 나한테 성질내면 아줌마 상태가 좋아지나? 지 성질드러운거 가지고 사과는 안하고 양해를 구한다나..-_-; 119에 대한 이미지 급격히 안좋아졌음. 개생퀴.

엑스레이를 열심히 찍은결과, 뼈에 이상은 없다고..응급실에서 쫓아낸다. -_-;
원무과 가서 돈내고 나가라는 얘기말고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원무과 가니 아직 사고 접수가 안돼서 사고 보험은 안되니 일단 나보고 돈내고 나중에 알아서 하라는 말. 병원 입장에서 누구든 일단 돈만 받고 나면 우린 입 싹 닦겠다는 걸로 밖에 안보이더라.

결국 아픈몸을 이끌고 집에 와 좀 쉬고 있으니 이번엔 경찰서에서 전화..사고 조사 해야 하니까 빨리 경찰서로 오란다. 아파죽겠는데 왜 쉬지도 못하게 들들 볶아대는지..

경찰서 상황 조사 이후는 생략..아직 진행중이라 어찌될지 모르겠음.

아무튼 죽을뻔하고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ㅠㅠ

---- 추가 ----

사고 후 집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첫날은 그냥 저냥 버틸만. 오밤중에 경찰에서 전화해서 진단서를 독촉한다..어쩌라고 ;;

하루가 지나니 본격적으로 몸이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팔과 등에는 거대한 보라색 멍자욱이 올라오고, 병원에 가니 진단서는 다음날이나 끊어 준다고 해서 물리치료 받고 귀가. 여전히 욱신욱신.

하루 지나고 어차피 회사도 못가는거 일단 병원가서 드러눕기로 결정..통증은 꾸준.

주말을 병원에서 지내고 경찰서에서 문자가 왔다. 검찰에 기소 어쩌고 하는 문자였는데..전화해보니 같이 사고당한 아주머니가 사망. 정말 죽을뻔 했다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인생 별거 없는 듯? 생각치도 못하게 죽는거 정말 순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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