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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l 2008. 3. 30. 22:59
넥스트 - 6점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김영사

뭐랄까..다분히 정치적인 소설.

'유전자 특허를 폐지하라'는 주장을 한권의 소설로 풀어냈다. 엄밀히 말하면 '유전자 특허가 허용되면 이런 골때리는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식의 주장이랄까. 일단 신청하면 그만 이라는 특허의 특성상, 너무 많아진 특허는 일종의 지뢰밭이 되어버리곤하니까. 그런면에서 유전자의 문제는 조금 독특하다 발견과 발명의 중간에 걸쳐져 있달까. 어느 유전자가 어느 작용을 하는지는 '발견'에 해당하지만, 그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법은 일종의 발명이 되니까. 그런데 소설에서는 발견에도 특허를 낼 수 있게 되어있다(실제 미국법이 그런지는 모르겠다). 더불어 특허로 인한 유전자의 소유권 분쟁같은 부분이 꽤 흥미롭게 쓰여있다.

등장시간을 앞뒤로 꼬아놔서 날짜를 그냥 흘러가는대로 쓴 줄 알고 별 관심없이 지나치면 중간에 스토리가 완전히 꼬이는 사태를 마주하게 된다. 거기다 등장인물들 이름도 너무 많고. 책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책.

황우석의 열혈 지지자들은 아마 이 소설을 읽으면 우리나라가 유전자 특허로 얻을 수 있는 대박을 놓쳤다며 세상을 성토할지도 모르겠다. -_-;

인간과 침팬치의 잡종이 나오는 부분을 읽으면서 '새로운 노예종족의 탄생?'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자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지나가는 농부의 입을 빌어 그 얘기를 하곤 '끔찍하다'고 표현한다. 사람 생각하는건 다 비슷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