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l 2008. 3. 6. 23:55

분명 디지털로 봤음에도 화면 전체에 노이즈가 낀것 같은 느낌은 조명때문인지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다.

초반에 범인이 너무 쉽게 잡혀서 얘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싶었는데, 미진의 생사를 통해 작품전체를 조여나가는 맛이 훌륭하다.

영화전체에 고르게 퍼져있는 한국사회에 대한 풍자도 마음에 들었다. 한복이나 아리랑 같은데 집착하는 것 보다, 지금 우리가 사는 꼬라지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내는게 가장 한국적인게 아닐까?

가끔씩 설정의 헛점이 보이긴 하지만 배우의 연기와 분위기로 그정도는 그냥 무시하고 보게된다. 아니, 관객에게 그런걸 따질만큼의 심리적 여유를 안준달까. 극장을 나와서 생각해보면 이상한 장면이 몇 있다. 간단하게는 엄중호의 석방(?). 마지막에 어떻게 풀려나서 병원에 찾아가는지..

하정우는 배우로서는 상당히 좋은 작품에 좋은 연기였지만, 이성재의 경우를 돌이켜 보건대 이제 광고는 다 찍었다. ㅋ

나는 개미슈퍼 장면에서 그냥 관찰자 입장으로 영화를 봤는데,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 그 장면에서 피해자에게 감정이입 해버리는 경우도 있는 듯. 이 영화를 스릴러가 아닌 공포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거 같다.

기대하고 보는 영화치고 제대로 기대를 만족시켜주는 영화가 별로 없었는데, 간만에 만족한채로 극장을 나섰다.

덤, 김사장에게 들은 기자시사회엔 있었지만 일반 개봉판에서 짤린 장면들

  • 처음 망원동에서 지영민이 잡힐 때 발길질하며 개기는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봇대에 묶어놓고 흠씬 두들겨 패던 장면 삭제.
  • 지영민이 결혼하자고 쫓아다녔다는 마사지언니를 만나러 가다가, 모텔앞에서 중년커플과 부딪쳐 시비가 붙어, 중년남자를 흠씬 두들겨 패는 장면 삭제.
  • 예수 그림이 있던 방에 사는 지영민의 감방 동기..그냥 피범벅된 얼굴만 나왔지만 시사회때는 개맞듯 맞는 장면이 있었다고..
  • 김윤석씨는 시사회에서 이영화 찍으면서 사람 원없이 패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