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이야기

석궁관사건

kall 2007. 1. 20. 18:35
슬슬 유행도 다 지나간듯 하니 슬쩍..

내가 보는 사건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1. 수학 입시문제 오류지적
  2. 선배교수가 낸 문제였으니 교수사회에서 '싸가지 없는 놈'으로 찍힘
  3. 재임용 탈락
  4. 법원에 소를 제기했으나 패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우리나라 학회의 폐쇄성과 권위주의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다. 미숙한 토론문화도 한몫했겠지. 오류를 지적하면 생각해보고 토론하기 보다는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권위로 상대를 누르려 드는게 우리의 토론문화니까. 일본학계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고, 그 문화가 그대로 전해졌다는 얘기도 있는데..일본은 겪어보지 않아서 패스.

요즘 소송당사자는 아니지만, 소송진행을 옆에서 구경하게된 일이 있는데..나름의 관찰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석궁사건의 경우 현재의 법구조와 법논리 아래서는 시작부터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기사를 보니 변호사도 없이 직접 소송을 준비했다고 하는데..상대측이 변호사를 들고 나오면 그런재판에서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법정은 서류싸움인데..익숙하지도 않는 수학과교수가 닳고닳은 변호사들이 작성해오는 서류를 어떻게 당해내나. 미국같이 부당해고에 대한 소송이 많고, 일반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판단을 내리는 배심원제라면 이길확률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법논리만 가지고 싸우는 대한민국 법정에서는 무리.

이번사건으로 판사들이 길길히 뛰고 검찰도 강경하게 대처하려는거 같은데..한솥밥을 먹는 자기네동료가 당했으니 당연히 날뛰겠지.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유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을테니까. 현재 법원 시스템의 문제점과 개선에는 관심도 없고, 의지도 없다. 자신들이 적응한 자신들의 생태계니까. 그저 자신들의 권위에대한 침략에 분노할뿐.

법원이 욕을먹는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번사건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대한민국 법원의 문제점은 이미 다들 알고있는것 아닌가. 전관예우가 당연스레 존재하고, 돈만 발라서 비싼변호사를 사면 웬만한 사건은 다 해결이 되는 대한민국 법원의 현실. 비싼변호사란건 별게 아니다. 검찰과 법원에 줄을 댈수 있는 인적네트워크가 그 변호사의 가치가된다. 그래서 전직 판사가 은퇴하면 전관예우+판사들인맥으로 A급이 되는것이지.

대한민국 변호사는 실제론 그냥 법률 브로커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못본척하며 '법원의 권위가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언론의 주장을 보면..에효..

결론: 대한민국에서 교수하려면 학문보다는 정치를 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