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책

남자 vs 남자

kall 2004. 5. 23. 11:14
남자 vs 남자 - 6점
정혜신 지음/개마고원

인물평전은 재미있다. 신문이나 티비에 짤막하게 지나치는 것보다는 깊은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인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인물을 알게 해준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인물과 사상을 읽을때도 그랬지만 몇몇 사람들에 대해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하나의 선입견이 깨지고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고나 할까. 사람을 소재로 쓰는 글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22명의 남자들을 비교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전자의 사람을 보는 눈은 엄격하고 후자의 사람을 보는 눈은 따뜻하다.

김영삼 vs 김어준
이건희 vs 조영남
장세동 vs 전유성
이수성 vs 강준만
박종웅 vs 유시민
김윤환 vs 김윤식
봉두완 vs 이외수
정형근 vs 마광수
김우중 vs 정동영
김종필 vs 앙드레 김
이회창 vs 이회창

언젠가 방송에 나오는 정치를 스포츠 중계처럼 즐기게 되면서 -_-;;
낯익어진 이름들이 상당히 많아진것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그다지 재미있는 책은 아닐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박종웅 vs 유시민.
이 책이 쓰일 당시의 유시민은 시사평론가였지만 지금은 정치인이 되어있다.
글이 쓰여질 당시에는 두사람이 서로 다른 분야의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같은 분야에 있는 두사람을 비교하는 것은 색다른 맛이 있었다.

지금의 두사람의 공통점이라면 확실한 보스(?)를 두고 있다는 점이고, 차이점이라면 박종웅은 김영삼, 유시민은 노무현을 위해서 뛰고 있다는 점이다. 그 외의 차이점도 많이 있지만 이 글에서 정치평론을 할것은 아니므로 패스.

이외수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아는 것은 그가 춘천에 살고있고, 결코 평범하지않은 사람이라는 단편적인 지식뿐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화제가 되어서인지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그의 글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물론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언젠가' -_-;;

책에 인용된 이외수님의 말이 깊게 남는다

동물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고
인간은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법이지요.
그대가 만약 동물적인 사랑에 성공하고 싶다면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그대가 만약 인간적인 사랑에 성공하고 싶다면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ps.
정혜신 박사 홈페이지(http://www.hyeshin.co.kr)에 가면 책에 실린 글 몇개와 다른 인물들의 인물평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