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혹은이야기

때로는 도촬하고싶다

kall 2005. 8. 4. 22:04

저녁 9시. 조금은 한산한 전철역 의자에 한쌍의 남녀가 앉아있었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는 울고 있었고, 남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수만가지 표정을 얼굴에 나타낸채 그녀의 옆에 앉아있었다.

'사진찍고 싶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남자의 그 표정을 사진이라면 담아낼 수 있을것 같았다. 남자의 얼굴을 보며 드는 생각은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내겐 무턱대고 카메라를 들이댈 권리는 없었다. 그들에게 접근해 양해를 구하고 찍는 상상을 해보았지만, 당연히 허락해줄리 없다. 설령 받았다 해도 남자의 표정은 이미 변해있을테니 의미없는 사진이 되었을테고.

멀리서 몰래찍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가끔은 그렇게 몰래라도 찍어보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찍을 수는 없으니 그냥 아쉬워만 할 뿐..